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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사랑하며/詩 와 글 2011. 2. 8. 21:20
    - 함석헌


   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
   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
   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
   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.

   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
   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
   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
   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.

   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
   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
   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
   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.    

    크신 그대
    높으신 그대
    무거운 그대
    은근한 그대

   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!
   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!
   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!



    시대의 거친 흐름을 온 몸으로 버텨내며
    거친 두다리로 견디어 내셨을 내심이 공감된다
    2011.02.08 21:2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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